독일어 시험 통과
뒤늦은 자랑 첫번째.
독일어 A2 시험 통과.
시험일 : 2014년 6월 27일
고사장 : Goethe Institut München
딱히 유형 준비도 하지 않고 가서인지 읽기와 듣기는 점수가 높지 않았다. 오히려 망할까봐 손과 입이 닳도록 연습했던 말하기 & 쓰기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 취득! 예상했던 추가질문이 나온 덕분에 긴장 풀고 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F : 왜 한국 나이는 다르니?
A : 우리는 아이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나이를 세기 시작하거든.
갑자기 지금 하는 연구에 대해 설명해보라 해서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적절한 표현 방법이 금방 떠올라서 다행이었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또박또박 천천히 이야기하면 A2 말하기는 점수를 후하게 주는 듯. 말을 얼마나 잘 하는가보다는 독일어로 대답하는 것을 얼마나 두려워하지 않는가가 중요하다.
파트너는 영국인 Benjamin. 마지막 순서였던 데다가 앞 팀이 조금씩 딜레이 되어서 꽤 오래 기다려야 했다. 덕분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서로의 독일어 발음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A2 통과했으니 증명서 받아 가라는 메일. Herzlichen Glückwunsch 를 보는 순간 환호성을 질렀더랬다.
뒤늦은 자랑 두번째.
독일어 B1 시험 통과.
시험일 : 2014년 7월 25일
고사장 : Goethe Institut Hamburg
오직 이 시험을 보기 위해 독일을 종단. 한 달 전에 신청했는데도 자리가 함부르크, 브레멘밖에 없었다. 어차피 멀리 갈 거라면 가고 싶었던 도시로 가야지 싶어서 선택한 함부르크. 하지만 야간버스는 어김없이 연착되었고, 나는 괴테까지 질주를 해야 했다. 신의 한 수는 함부르크 괴테 건물의 생김새를 미리 봐 두었던 것.
A2 때에는 듣기, 읽기, 쓰기 시험을 스트레이트로 치른 반면, B1 는 모든 영역 사이에 쉬는 시간이 있었다.
읽기는 선방, 듣기는 패망. 쓰기는 그저 열심히 했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맨 마지막까지 남아 적고 나왔지만,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말하기 파트너는 중국인. 상하이 출신의 여자분이었다. 굉장히 의욕적인 분이셔서 아예 미리 만나 연습을 하기로 약속까지 한 뒤 호스텔로 향했다. 뮌헨처럼 친숙한 도시가 아니다보니 씻고 어쩌고 할 시간은 없었고, 대강 점심을 먹은 뒤 예문 달달 외우며 다시 괴테로 갔던 것 같다. 하필 호스텔을 알토나 쪽으로 잡아서 거리도 좀 되었고. 여튼 미리 열심히 준비한 덕을 톡톡히 봤다.
먼저 첫 번째 대화형.
여러 가지 예상문제로 연습을 몇 번 하다보니 의견을 절충하는 스타일이 파악됐다. 파트너는 세부 주제어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질문으로 던지고, 나는 해당 주제를 하나씩 마무리해 나가는 스타일이었다. 미리 연습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싶을 정도로 연습과 실전의 포맷을 아주 유사하게 가져갔던 것 같다. 둘 다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말하기와 듣기를 적절히 분배한 것도 좋은 결과에 한몫한 것 같고.
프리젠테이션 문제는.. 받아들고 정말 아찔했다. 주제어가 모르는 단어였던 것. Ein.. 어쩌구였는데(지금도 기억이 안 난다), 정말 다행히도 부제는 이해할 수가 있었다. 지붕 아래 하나의 공간. 복합쇼핑센터 문제였다. 매우 떨려서 버벅대긴 했지만, 관심 있는 주제였기 때문에 할 말은 많았다. 깨알같이 준비해 간 표현들도 대부분 다 사용했고. 어찌보면 여기에서도 독일어 실력보다는 그 동안의 경험, 학교에서 다진 프리젠테이션 스킬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ㅋㅋ 서로 피드백 주라는데 서로 잘했다고 칭찬을 하니 심사위원들은 귀엽다고 난리 ㅋㅋㅋㅋ 내가 오직 이 시험을 위해 뮌헨서부터 올라왔다는 데에 놀라면서도 끝까지 함부르크가 뮌헨보다 좋다고 주장하는 심사위원들도 귀여웠다.
B1 결과는 따로 메일로 알려주지 않는다. 나는 당장 증명서를 받으러 갈 수 없으니 알려달라고 부탁.
그나저나 A2 결과 메일은 독일어인데 B1는 영어네. 거꾸로여야 하는 것 아닌가?
결론은, 이제 B1라는 것이다. 대전 와서도 B2 들으려고 찾아봤는데, B2 수업은 없단다. 잘 유지했다가 겨울에 서울 가서 들어야지. B2는 언제쯤 통과하게 되려나. 독일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