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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003 Film 부산국제영화제 - 경주
    글상/Contents 상 2014. 10. 26. 18:17



    2014년 10월 3일

    해운대 메가박스





    경주 (2014)

    장률 감독 / 박해일 신민아 윤진서 김태훈 신소율 백현진 류승완





    얼떨결에 부산으로 내려갔다가 영화관까지 따라가서는, 딱 한 장 남은 표를 사서 들어갔다. 다른 선택권이 하나 더 있긴 했지만, 나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국영화가 참 좋더라. 이렇게 배경이 의미 있는 영화라면 더욱 그렇다.


    다음은 메모.



    차에는 커피에 없는 무언가가 있다. 차에 어울리는 날씨가 좋은 이유다. 


    상황의 반복 + 금붕어의 확장. 

    같은 프레임이 아니기 때문에 데자뷰 같은 환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다. 

    운명 운운하고 싶은 감성적 요인도 있겠고.


    모임. 경주 사람들. 분명 같은 나라 사람들인데도 고향에 따른 묘한 차이가 있다. 서울사람은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가 아니다. 일상 속 대화를 카메라에 담았을 뿐. 홍상수 영화에서 느꼈던 것과 같다.


    릉의 구도.


    경주에 화려한 안압지는 없었다.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사연. 캐릭터에 기반한 의심.


    관계. 어쩐지 연결된 느낌.


    다시금 우려내는 차와 찻집.



    삶 하나를 본 것 같은 느낌. 긴 러닝타임이 의도적이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조금 힘들긴 했지만, 자세를 이리저리 바꾸며 마치 우리 집 안방인 것처럼 영화를 봤다. (메가박스 해운대 M관 의자는 상당히 고퀄이다 ㅋㅋ)




    왼쪽부터 GV 사회자, 장률 감독, 주연 박해일, 조연 겸 음악감독 백현진

    모두의 연기가 흠 잡을 데 없었지만, 백현진씨 연기는 단연 최고였다. 찾아보니 재주가 많은 분인데, 노래할 때에는 울먹이는 목소리인지라 듣고 있기가 힘들다. GV에서는 유쾌함의 절정을 보여주심. 박해일씨는 가장 좋아하는 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술로 담글 수 있는 꽃'이라 답했다. 개구쟁이 캐릭터다.



    GV를 하면 꼭 관객의 해석이 감독의 의도를 압도하는 경우가 있다.


    한 관객의 해석에 의하면, 영화 속 모든 인물은 속내를 그대로 내비치지 않지만 오직 플로리스트(류승완)만이 순수함을 지키고 있더란다. 최현 교수(박해일)는 딱 두 번 속내를 드러내는데, 한 번은 '똥'이라 대답할 때, 그리고 한 번은 아내가 수화기 너머에서 불러 주는 모리화를 들을 때란다. 하지만 플로리스트가 가장 좋아하는 꽃을 물었을 때 그는 없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가장 좋아하는 꽃인 모리화를 부정하는 건, 1박 2일 동안의 일탈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이 질문에 '그래요?' 라고 대답하심으로서 '별 생각 없으신 분인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던 감독님이 들려 주신 에피소드 한 토막. 국가마다 폭소하는 부분이 판이하게 달랐다고 한다. 유럽권인들은 촛불을 끄는 최현의 모습에서, 일본인들은 일본의 과거를 용서해 달라며 사과하는 장면에서 폭소했다는데, 도무지 그 이유는 알 수가 없다.


    장률 감독님은 정면샷을 좋아한다고 했다. 인물이 가장 예쁘게 나온다고. 숨김 없는 깨끗함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마지막에만 최현을 따라 움직인 카메라 앵글은 마음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


    마지막컷의 시점은 어떻게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현실에서 시간이 리니어하다고 해서 영화 속 시간조차 리니어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 아닐는지. 개인적으로 뒤죽박죽된 시점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듣고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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