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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ch Berlin 베를린으로
    기록/2014 늦깍이 교환학생 2014. 2. 7. 21:20



    Nach Berlin

    베를린으로



    베를린으로 떠나기 하루 전, 우리 비드가 말라가로 먼저 떠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긴 여행을 떠나는 동생을 위하여 인천공항까지 출동. 내 짐도 완전히 챙겨놓지 않았으면서 이래저래 훈수를 두기 위해 따라갔다.




    My Family @ 공항철도



    내내 괜찮더니 거대한 공항에서 꽤나 긴장했었나보다. 생전 보이지 않던 경직된 모습을 보여준 비드. 출국 수속을 밟기 위해 들어가기 직전의 표정이 어찌나 귀엽던지 ㅜㅜ 들어가면서 수십 번은 돌아보며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안면근육은 이미 마비 상태인데 부모님 걱정 안 끼쳐드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재밌어 죽는줄 ㅜㅜ 네가 늘 강건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 누나는 알고 있단다 ㅋㅋㅋㅋ 내 블로그라고는 하지만 놀려서 미안해.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보는 귀여운 모습이라 ㅋㅋ 요즘도 지치고 힘들 때마다 이 사진들을 보며 웃고 있으니 용서해 주렴 



      


    마이 브라더 비드 @ 인천공항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이번에는 내가 떠났다. 베이징과 코펜하겐을 경유하여 베를린으로 가는 스칸디나비아 항공. 김포공항 출발이다. 집에서 김포공항까지는 20분 남짓이었는데 정작 내려서부터 국제선까지 걷는 것이 한세월이었다. 오히려 인천공항보다 복잡한 느낌.




    사랑하는 엄마 아부지 @ 김포공항



    내가 잠이 부족한 상태였던 모양이다. 탑승 시간을 기다리면서 꾸벅꾸벅 졸았다. 분명 처음 의자에 앉을 때에는 아시아나 항공기가 눈 앞에 있었는데. 눈을 감았다 뜨니 대한항공 항공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140128 9:20AM 베이징행 KE2851 그리고 나 @ 김포공항




    인천국제공항 39번 게이트




    Your Flight Display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선호하는 이유가 단지 우리 것이라는 느낌에서 비롯되는 편안함이라고 생각했었다. 해외항공 경험은 노스웨스트항공과 제스트에어가 전부지만, 그렇게 큰 불편함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여정을 통하여 국적기의 우수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좌석부터 서비스, 기내식, 제공되는 스크린과 컨트롤러까지 어느 하나 떨어지는 것이 없었다. 고가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한글 안내 문구 @ 베이징 공항 제2 터미널



    베이징에서의 환승이 가장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수월했다. 수하물은 다시 부칠 필요가 없도록 인천공항에서 베를린까지 보내줬고, 베이징 공항은 한글 안내 문구를 제공했다. 친절한 공항들이다.




    한자로 된 간판들이 가득한 베이징 공항 제2 터미널 출구

    어릴 적 아빠가 알려주실 때 한자 잘 배워둘걸. 그럼 몇 자라도 읽어볼 수 있었을텐데. 



    베이징 공항에서의 환승은 다른 공항과 달리 복잡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터미널을 옮겨 가야 한다느니, 버스를 타고 한참 가야 한다느니, 수속이 오래 걸린다느니 하는 등의 체험기였는데, 결과적으로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으나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베이징 공항에는 제1, 제2, 제3 터미널이 있고, 서울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비행기는 모두 제2 터미널로 간다. 코펜하겐행으로 환승하기 위해서는 제3 터미널로 가야 하는데, 이 때는 환승을 한다기보다 그냥 한 공항을 나와 다른 공항으로 다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예 (제2 터미널) 출구를 빠져나와서 버스를 타고 다른 공항(제3 터미널)으로 가 새로이 수속을 밟으면 된다는 뜻. 제2 터미널을 나오자마자 탈 수 있는 버스는 셔틀버스이며,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국내선용인 제1 터미널을 거쳐서 가므로 잘못 내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제3 터미널 입구에서 공항 밖을 향하여




    제3 터미널 입구에서 공항 안을 향하여



    제3 터미널은 2008 북경올림픽을 위해 새로 지어진 거대공항이다.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환승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여유를 부리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여유부리지 않을 것을 권고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탑승권을 받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상당하다. 나의 경우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해결될 때까지 별다른 설명 없이 나를 내버려 두었더랬다. 함께 기다렸던 사람들이 모두 외국인이었고, 인천공항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비자에 대해 언급했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아직 이런저런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대처 매뉴얼이 없는 것 같다.




    한 시간 정도의 기다림 끝에 받은 소중한 탑승권




    게이트로 가는 입구. 국제선 게이트만 62개다.




    해피 춘절. 정말 붉은 색을 좋아하는구나.




    게이트가 있는 동으로 가기 위해서는 모노레일처럼 생긴 무언가에 탑승해야 한다.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운송수단. 한국어 안내방송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코펜하겐 = 가본합근



    나의 CA7011 은 연착이었다. 또 아무런 안내 없이 탑승구를 열어주지 않는 직원들.... 하긴 뭐 영혼 없는 스미마센을 외치는 것보다 이런 배짱이 나을 수도 있다. 여유로운 대처라고 생각해야지. 아무튼 그래서 나도 여유를 갖기로 했다. 하지만 좀 둘러보자니 지나치게 피곤했고.. 면세점은 무려 100발자국 이상 움직여야 다다를 수 있는 거리였다.




    터미널 내의 중국정원. 물안개까지 재현해 낸 디테일에 박수를.



    그 순간 중국정원 발견! 공항 속 정원이라니 역시 스케일이 다르구나. 전통 양식의 전등들에는 실제로 전구와 전선이 연결되어 있었고, 심지어 지필묵과 종이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붓글씨 한 번 써 보고 나도 여유타임을. 먹 냄새가 참 좋았다.




    드디어 탑승!




    저녁 먹을 시간 @ CA 7011



    스칸디나비아 항공의 기내식 타임은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흰 수염의 할아버지 승무원과 아들뻘 되는 중년 아저씨들의 서빙! 빵 바구니과 커피 주전자를 들고 다니며 권하는 그들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허리를 숙이는 대신 눈을 맞추는 서비스랄까. 자기 자신의 위치를 애써 낮추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는 프로페셔널함이 보기 좋았다. 물론 손님을 왕으로 떠받드는 서비스가 더 기분 좋고 편안한 것은 사실이다. 이 아저씨들에게는 먼저 부탁하기가 어쩐지 좀 불편했으니까. 그렇지만 이런 서비스는 진상 손님의 발생 빈도를 줄여줌으로서 손님이 스스로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적어놓고 보니 좀 과대평가 같은 느낌이 없잖아 있....)



         


    시간의 흐름에 역행했지만 결국 태양은 졌다.




    기계 소음과 대화 소리들이 섞이어 빚어내는 "어수선한 왁자함"



    나는 장거리 비행을 즐기는 편이다. 어디에서도 연락 올 일이 없는데다가 제 때 밥 나오고, 보고 싶은 것도 마음껏 볼 수 있으니 하늘 위 조그만 공간 속에서 완벽한 자유를 누릴 수 있지 않나.... 라고 예전에는 생각했었다. 창가 자리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네 ㅜㅜ 닭장 속의 닭이 된 기분.




    Landing...




    코펜하겐 공항을 담은 유일한 사진. 이런 아기자기함이라니. 낮은 천정, 조용한 분주함과 여유 있는 웃음들. 

    빛깔의 배치와 건물 실 구성이 음에 쏙 들었다. 이 공항을 찬찬히 살펴보기 위해서라도 코펜하겐에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



    경유 시간은 결코 넉넉하지 않았다. 공항을 감상할 생각은 하지도 못 한 채 캐리어를 끌며 Run Run Run. 금방 나올 것 같은 게이트가 좀처럼 나오지를 않았다. 거대한 배낭 + 캐리어와 함께 10여 분을 쉬지 않고 달려서 골인!



         


    한 시간 후 도착한 베를린 테겔 공항의 불빛




    조그마한 경비행기였다.




    수하물을 기다리는 사람들



    인천공항과 비교하면 거의 미니어처 수준인 테겔공항. 작디작은 비행기에서 내린 커다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오밀조밀 모여 수하물을 기다린다. 나도 그 틈바구니에서 트레일러를 따라 눈을 굴렸으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트레일러가 멈출 때까지 나의 짐은 등장하지 않았다.




    말도 안 되게 편안한 마음으로 텅 빈 공항을 찍었더랬다.



    솔직히 말해서, 중국이었다면 패닉이 왔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긴 독일.. 별다른 걱정 없이 사진을 마저 찍고 인포로 직행했다. 친절한 직원분은 호스텔로 짐을 보내주겠다며 스마일. 결국 짐이 잠시 없어져 준 덕분에 힘 들이지 않고 운반한 셈이다.




    5년만에 다시 만난 독어 표지판




    Berlin Hauptbahnhof 베를린 중앙역



    밤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인적 드문 중앙역에서 추위에 떨며 한참 헤매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도착하여 깊은 잠에 빠졌더랬다. 베를린을 떠날 날이 가까워 오는 지금, 처음 이 곳에 오던 그 날을 떠올리며 마음을 되새김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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