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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공계의 문제아인가글상/Connection 문화기술 2014. 10. 2. 00:01
제3회 카이스톡 : 당신은 이공계의 문제아인가
거창하게 홍보한 행사였다. 학부 총학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모양. 제목 때문에 좀 찔렸던 감이 있던 차에, 석사리더십 수강으로도 인정해 준다길래 다녀왔다. 물론 이 글을 Technologie 폴더에 넣은 것은 순전히 제목 탓이다.
왼쪽부터 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정현, 임앤정 대표 변리사 정우성, 벤처사업가 백일승
열심히 준비하긴 했으나 공간위의 시티홀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진행
정현 교수님은 사실 좀 답답했다. 젊은 이공계인의 고민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았다고 해야 하나. 당신께서 알고 계시는 것이 모두 정답이라 여기는 듯한 태도도 안타까웠다. 정치계나 학계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의 고질병.
반면 정우성 변리사님은 꽤나 신선한 시선을 제시해 주셨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의 삶은 역시 즐겁구나. 나눠주신 소책자에 수록된 글쓰기 관련 글을 조금 옮겨본다.
글쓰기 공포가 있는 사람에게 접속사를 사용하지 말라는 둥, 문법을 중시하라는 둥, 띄어쓰기와 철자 이야기를 하면 어쩌자는 것일까요? 어디 가나 전문가들은 좁고 깊게 말하는 습관이 있는 법이죠. 전문가의 조언을 지나치게 경청하다 보면 부작용이 따릅니다.
글쓰기 공포와 글쓰기 재미 사이에 문턱이 하나가 있어요.
좋은 글에는 리듬이 있습니다. 글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말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면 십중팔구 글에 리듬이 생깁니다. 인간의 머릿속에는 문자 DNA 보다 입술언어 DNA 가 더 깊숙이 자리잡고 있거든요. 글에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말에 가까운 글을 쓰는 게 정답입니다.
말은 상대방을 배려합니다. 반면 글은 글을 쓰는 사람만을 존중하는 관성이 있습니다.
글을 쓰는 목적과 관련해서 꼭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이 있어요. 사람들은 으레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모든 단어와 문장에 밑줄을 치면서 읽는 게 아니니까요. 태반이 대충 읽거나 자기가 읽고 싶은 부분만 읽거나 그냥 무심코 읽습니다.
위대한 작곡가들도 반복과 대조를 사용합니다. 그래요 반복도 사실 리듬이죠.
글은 생각을 적는 작업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말을 닮은 리듬과 이해를 돕는 반복만으로도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글은 잘 썼는데 끌리지 않는 경우도 많잖아요? 글에 독창적인 내용이 담긴다면 달라집니다.
글감 찾기를 도와줄 친구인 <생각을 돕는 작은 공책> 도 한 권 받아왔다.
백일승 대표님은 저서를 몇 권 가져오셨는데, 운 좋게도 한 권을 받게 됐다. 삶과 사업, 그리고 생각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싶다. 남들은 모두 안정된다는 40대에 창업이라니. 그 용기라니. 다만.... 이공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도서라는 것이 함정이다.
지난 2500년의 인류 역사에서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뛰어난 우월성 없이 강대국의 지위를 누렸던 국가는 하나도 없었다.
서문만 봐도 느낌이 팍팍 온다. 나로서는 오히려 이런 시점이기 때문에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하며 일단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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