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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연구일기 #18
    기록/2015 소소한 연구일기 2014. 12. 11. 21:50



    141207 PM 4:00

    연구실


    마의 일요일 오후. 오니기리는 문을 열지 않았고 매점의 밥버거 온장고는 텅 비어 있다. 할 수 없이 구입한 매점 샌드위치는 무려 2700원. 식빵 사이에 햄 하나 치즈 하나 양상추 몇 장 끼워놓고 2700원을 받다니.. 도둑들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야채를 섭취했으니 나름 의미 있는 식사라 생각함.



    PM 8:45

    TWOSOME


    하루이틀 다른 곳에 정신을 팔다가 다시 코딩하러 돌아오면 바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 분명 내가 짠 코드인데도 이해하느라 몇 시간씩 소비하기 일쑤인데, 그게 몇 번이나 반복되니 정말 열이 뻗치더라. 오늘도 이러다가 리허설 가나 싶어 짜증이 머리 끝까지 치민 순간!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뭔가 떴다.




    파일명 Screen Shot 2014-12-07 at 8.46.24 PM_눈물



    덕분에 리허설도 신나게 하고 방에 돌아와 폭풍구현.



    141208 PM 2:30

    강의실


    아침 일곱 시쯤 잠들었다. 잘까 말까 잠시 망설였지만 '시험을 보려면 자야 한다'는, 나름의 연륜에 의한 계산에 의해 몸을 눕혔던 것. 던킨의 아침메뉴와 함께 공부를 마무리한 뒤, 마지막 기말고사를 보고 나왔다. 아주 담담하고 담백하게. 


    이것이 인생의 마지막 시험일 리는 없다. 심지어 마지막 기말고사가 아닐 지도 모른다. 우리 학교에서의 마지막 기말고사가 아닐 지도 모르는데 뭐. 이런 의미부여는 부질없다.


    디펜스를 마친 ㅅㄱ를 만났다. 어떤 일이든 완전히 몰입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와 달리, 모든 수업과 프로젝트를 담담하게 처리해 온 친구다. 아웃풋을 보면 대충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매일같이 술을 먹으면서도 여유있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머리가 좋은 친구라서 그런가? 닮고 싶지만 나는 절대로 닮을 수 없는 타입인,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열심히 준비했을 ㅅㄱ의 디펜스를 축하하며 :)



    PM 8:00

    Screen X


    우리 공연 앞에 학부생 공연이 하나 있다. 엄밀히 말하면 두 개의 서로 다른 공연인데, 그들의 수업과 우리 수업에 각각 하나씩의 공연팀이 꾸려지면서 마치 오프닝과 메인팀 같은 구도가 형성되었다. 3개의 학부팀과 4개의 대학원팀이 공연을 올린 작년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일곱 팀이라는 숫자는 '수업 결과물의 발표'라는 느낌을 주지만, 두 팀으로 그런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된다. 어쨌든 찾아와 준 관객들에게 시간으로든 퀄리티로든 보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여러 팀이라면 러닝타임과 다채로움으로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것이 불가능하므로 고퀄의 공연을 선사해야 한다는 말이다.


    안타깝게도 학부팀은 단 세 명이다. 그래서 공연 외적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단다. 수업 조교인 ㅇㅇ언니는 당연히 공연의 전체 그림에 신경을 써야 했고, 석사팀에게 그 조율을 맡겼다.


    영상과 음향 컨트롤은 ㅎㄱ이에게, 조명은 ㅈㅎ에게 맡겨졌고, 그들 공연의 스태프 컨트롤은 나에게 맡겨졌다. 궁극적으로 하우스매니저가 된 셈인데, 나에게는 이것도 참 새로운 경험이다. 이전에는 이런 일의 존재조차 몰랐었는데. 관객의 입장부터 퇴장까지를 신경쓰는 작업은 한 공연의 연출과는 또다른 문제인 것 같다. 학부팀 사람들과 수업 조교(ㅎㅈ언니와 ㄱㅇ이)들이 너무나 협조적이어서 다행스러워하는 중.



    141209 AM 9:10

    연구실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ㅁㅈ를 만났다. 그 덕에 ㅈㅈ오빠의 차를 얻어타고 따뜻하게 연구실 도착. 아침 일찍 빵과 커피를 사서 출근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니 상쾌하다. 아침 출근이 좋긴 좋군.



    AM 11:00

    박교수님 연구실


    젊은 교수님의 좋은 점은 학생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는 것이다. 정말로 함께 고민하는 느낌. 커미티로라도 이런 분을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만약 다시 연구하게 된다면 꼭 젊은 교수님 연구실로 가야지.


    교수님과의 미팅 덕분인지, 오후 내내 집중력이 받쳐줬다. 3D Navigation 구현. 점심과 저녁을 샌드위치로 때운 보람이 있었다.



    PM 6:30

    Screen X


    최종 리허설. 키넥트 효과를 처음 적용해봤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효과가 훨씬 좋아서 좀 놀랐다. 두 배우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여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뿌리는 방법. 베이스 이미지를 파도 모양으로 했더니 남여의 관계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피나 바우쉬의 카페 뮐러 안무를 차용한 부분이 압권이었다는 후문.




    출장 때문에 본공연을 못 보시는 ㅇㅅㅎ 교수님도 참석하셨다.

    극찬 + 카드를 남겨놓고 가신 교수님 덕에 파닭으로 영양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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